전시회 제목은 '어머니에 관한 4개의 기억'.
나는 임종진이라는 작가를 모른다.
류가헌 갤러리도 생전 처음 들어보는 장소다.
그냥 사진 동아리 모임이 있다길래
그 장소를 찾아 물어 물어 헤매면서 전시회에 갔다.
김연수 선배님이 작가님을 소개한다.
자신이 알고 있는 사람 중에 가장 선한 인상을 가진 사람이라고..
여기서 혼란스러웠다.
내가 보기에 보기 드물게 선한 인상을 가진 사람이 바로 선배님이었는데,
그런 분이 볼 때에도 가장 선한 인상의 소유자라면
대체 그 경지는 어느 만큼일까? >.<
임종진 작가는 자신에게 사진은 '대면'이라고 했다.
대면.
상대를 앞에 두고서야 완성되는 작업.
맞는 말이다.
글은 상상이 가능하지만 사진은 반드시 대면의 과정을 거쳐야 하므로.
그가 대면한 수많은 어머니들의 얼굴을 만났다.
그 중 하나가 매우 강렬하게 다가왔다.
어디서 봤는데..봤는데...싶어 조심스레 물었더니
역시~ 2년 전쯤 주간지 표지사진이었단다.
바로 이 사진이다.
[사진 찍은 사진 1]
사진 속 엄마의 손이 귀 옆에 있는데
사진을 찍으려고 할 때 머리를 넘기시는 모습이 찍힌 거란다.
작가님은 그 모습이 그렇게 아름다울 수가 없었다고.
대면의 순간은 이런 감동을 준다.
그 날 전시된 사진 중 몇 장을 아이폰에 더 담았다.
[사진 찍은 사진 2]

웃음이 참 건강하다. 훤히 드러난 치아는 건강한 말과 닮았다.
어머니의 아름다움은 강건한 긍정에서 시작된다.
이날 전시회와 뒤풀이를 다녀온 뒤 가방을 열어보니
내가 이 날 모임을 가는 길에서부터
<눈맞춤의 힘>이라는 책을 읽기 시작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책표지에는 '마음을 훔치는 3분 심리학'이라는 카피가 적힌
노골적인 자기계발서이지만,
전시를 보고 나니 눈맞춤이 자기계발 기술의 수준을 넘어
예술과도 맞닿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짜릿했다.
이 책의 저자는 눈을 응시하는 행위에 매력을 느껴
눈 응시 파티라는 것을 기획해 매우 큰 호응을 얻었다.
이 때 영어 표현에서 응시는 'contact'가 아니라 'gazing'를 쓴다.
- 마크 트웨인
"말이 그림 속의 불이라면, 시선은 불 그 자체다"
- 휘트먼
"당신이 눈으로 표현하는 것은 무엇인가?
내가 지금까지 읽은 글보다 더 많은 것을 의미하는 것처럼 보인다"
- 랄프 왈도 에머슨
"사람의 눈은 혀만큼이나 많은 말을 한다.
게다가 눈으로 하는 말은 사전 없이도 전세계 누구나 이해할 수 있다"
사진에 매료된 사람들은
이 눈맞춤은 힘을 몸으로 체득한 이들이다.
또 하나,
입맞춤이라는 단어보다도 훨씬 섹시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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